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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에서 00년까지 - 중국에서 맞이한 새천년

조회 수 3253 추천 수 288 2005.05.30 05:12:46
1. 중국을 생각하면 다시 겨울이 옵니다. 눈이 내립니다. -

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선 바다를 건넜다. 초원을 달렸다. 산에 올라 바다를 보았다.
깨어 일어나니 작은 방안이다. 겨우 책상하나 침대하나를 놓고 발을 뻗을수 있는 작은 방. 바깥으로 통하는 문과 안방으로 통하는 문, 그리고 화장실로 통하는 세개의 문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나는 창문을 찾았다. 보이지 않았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복도로 나섰다. 퀘퀘한 냄새가 나는 어두운 복도를 달려 층계를 뛰어 내려갔다. 1층로비엔 불빛이 있었지만 아무도 없다. 갑자기 관리할아버지가 소리지른다.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문밖을 향하여 손가락질 하는 것 같다. 운동장을 향했다. 눈발이 날렸다. 첫눈이었다.
어둠에 가린 운동장 트랙을 따라 달렸다. 나는 나를 마주향해 달려오는 그를 멀찍이서 보았다. 눈발사이로 아련히 클로즈업 되어왔다.
"롱!", 그를 불렀다.



北航...
귀기울여, 잔잔한 피아노 소리에 기대어 北航을 그리어 봅니다.
북경항공항천대학... 무거운 짐을 끌고 땀을 뻘뻘흘리며 좁은 비포장도로를 걷습니다. 함께 도착한 한 여학생과 함께 우리를 숙사로 인도해줄 선배를 만나러 갑니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잘못 내려줘서 먼길을 걷습니다. 학교동문에서 북문까지... 학교가 참 넓습니다. 낮선 도시, 낮선 사람들, 낮선 언어...그 속에 있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영'과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 6시. 이른 시각은 아닙니다. 그저 보통아침입니다. 넓은 운동장을 달립니다. 군사훈련중인 남녀 아이들의 고함소리가 어색하게 들려옵니다. 참으로 활기찬 아침입니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날 입니다. 영이와 난 뭘 먹어야 할지 난감합니다. 넓은 식당. 돈을 들고 손가락질을 해가며 달라는데, 안줍니다. 구찮다는듯 다른 쪽을 가리킵니다. 다시 그 곳으로 가서 기웃거립니다. 표 파는 청년은 인상이 밝습니다.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연이어 "이XX"를 아냐고 묻습니다. 내 통우(roommate)이름인 것같습니다. 아뭏든 반갑습니다. 3백원어치 표를 가지고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 삽니다.
따뜻한 콩국, 쌀죽, 밀가루튀김, 만두(밀가루빵)... 배가불러옵니다.

호숫가에 섭니다. 어스름한 저녁입니다. 젊은 선교사. 내 앞에 마주선 그는 얼굴이 참 촌스럽지만, 누구보다 맑습니다. 함께 사역하자는 그의 제의를 거절하는 민오. 평소답지않게 딱잘라 말합니다.

 

북항은 넓습니다.
강의실 건물이 모여있는 구역, 일반 상가 구역, 학생 숙사, 교직원 숙사, 중학교, 노인대학, 술집-음식점, 외국유학생숙사...5층짜리 아담한 건물. 4층엔 저와 한 선교사님이 살고, 영이는 일본학생과 5층에 삽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학생들이 많아집니다.
북적북적... 한국학생이 많아서 한국말이 많이 들리고 가끔 일본,인도네시아...등등...의 언어가 들립니다. 그러나 가장 세력이 쎈 팀은 파키스탄 가족들입니다. 5층엔 그들의 예배당이 있고, 24시간 계속 기도행렬이 끊이지 않습니다. 우~어~우~아~ 까마귀 울음소리처럼 섬뜩한 그 소리. 처음엔 그 소리가 나면 기냥 저도 막 기도하며"주여...사탄아...예수의 이름으로....등등..." 방에서 날뛰었지만, 익숙해진 후론 모슬렘의 기도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립니다. 다만 그들의 카레 냄새가 늘 역겹습니다.

왼쪽 누안치(스팀)옆 책상에 나란히 앉아 수업을 듣습니다. 하루 4시간 8~12시. 때론 졸며 때론 딴짓하며... 그래도 가끔(?) 열심히 수업합니다.

특별한 날엔 각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와서는 함께 나눕니다. 음식잘하는 사람은 어딜가나 환영입니다. 제 통우(룸메이트)는 맨날 따뜻한 밥만 먹습니다. 하루 밥을 두번합니다. 음식도 한번 먹을 것만 합니다. 그리곤 안남기죠. 저도 덩달아 여러가지 요리하는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음. 한국짜장도 만들어 먹고, 부침개 부쳐먹고, 한번은 심심해서 똥그랑땡을 부쳐서 돌리기도 했죠.

그렇게 먹고 살려면 매일 장을 봅니다. 근처에 대형 상점이 많아서 자주 갑니다. 한번 가면 삼사천원 정도 쓰죠. 빵이랑 우유랑 과자, 콜라, 사이다, 쥬스, 과자, 과일, ... 소고기 몇덩이, 채소 가지가지, 등등...늘 새로운 음식 사는게 즐겁답니다. 새로운 아이템이 발견되면 유학생들사이에 쫙 퍼집니다. 어디에 맛있는 김치 팔더라. 신라면 컵이 싸더라.등등... 히. 멀리 나갔다가 영문판 짜파게티를 한봉에 600원에 사와서 맛나게 먹은 적도 있지요. 과일은 주로 길거리에서 사죠.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이 대부분인데, 과일 한박스 놓고 파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30원짜리 귤하나를 놓고 실갱이를 벌이기도 하죠. 영이는 지독하게 잘 깍습니다. 내가 가끔 말리기도 하지요. 그 땅을 기억하면 왜 먹는 게 젤 먼저 떠오를까요?

살금살금... 두리번두리번... 영이 친구가 망을 보고 영이는 절 가리고... 건물안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고개를 푹 숙이고 몸을 사리며....슥슥... 마침내 방으로 쏙 들어갑니다. 방안에는 3개의 이층침대가 마주보고 있고 가운데 넓은 탁자가 있습니다. 그 위에 냄비 하나를 내려놓습니다. 저와 영이가 준비한 쵸코파이 한 박스와 빨간 떡복이. 4명의 여학생들이 맛있게 먹습니다. 중국여학생기숙사입니다. 걸리면...(~.~)모르죠..흐...참 밝고 친절한 친구들입니다. 우리 79기 또래인데, 보기에는 중학생처럼 보입니다. 좁은 숙사. 공부하기 힙듭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자리 맡기 경쟁이 무지 치열합니다. 이들은 운동,공부 밖에 모릅니다. 한국 대학생들과 너무도 다릅니다. 순수한 영혼들입니다.

북항에 노을이 집니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그림자가 길게 느리워집니다. 노래를 부르며 달립니다.
강한용사, 무장하신....주~주~...
북항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눈동자가 들여다 보입니다. 빛진자......

중국은 기회의 땅입니다. 아름다운 이 땅이 더 아름다와 지도록 달려갑니다.






2. 학원로를 따라서 달린다.

학원로(學院路).
북경 서북쪽에, 남북으로 난 길입니다. 서울로 치면 신촌쯤 될까요?
길가엔 대학이 늘어서 있습니다. 과기대, 우전대, 전영대, 정법대, 지질대, 어언대, 농업대, 임업대, 북사대... 그리고 항공대. 참 많죠? 주변에도 대학이 참 많답니다. 4각형의 대학구역을 따라 길이 나고 교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학은 하나의 성과 같습니다. 주로 네모난 사각형이고, 그 안에 대학교가 따로 구분되어있고, 학생 숙사, 교수 또는 일반인 숙사, 식당, 상점 등이 있습니다. 대학이 한 동네인 셈이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학원로는 자동차와 자전거와 수레등이 어우러져 아주 혼잡합니다. 그 사이를 뚫고 달리는 자전거 두 대가 있습니다.. 주일 아침, 학원로교회 가는 길입니다. 호텔을 빌려서 예배를 드립니다.
앞에 가는 파란색 MTB 자전거는 줄곧 뒤를 돌아보곤 합니다. 뒤에 오는 연두색 작은 자전거는 아슬아슬 위태롭게 길을 해쳐나가고 있습니다. 교차로에 다다릅니다. 왼쪽으로는 항공대 북문, 오른쪽으로는 4환로(북경에서 좀 크게 도는 순환로)입니다. 좌회전 신호가 나자마자 직진을 합니다. 반대편 차선의 좌회전 차량이 앞을 스쳐감과 동시에 자전거가 속도를 냅니다. 곧게 북쪽으로 뻗은 길을 따라 두 대의 자전거는 나란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바람이 붑니다. 땀을 식혀줍니다. 서로의 눈 속에 비친 하늘이 방긋 웃습니다.

싼치우(375) 버스는 학원로를 지납니다. 이화원 베이꿍먼에서 출발하여 북경대, 청화대를 거쳐 우다코(五道口)를 지나 학원로를 달립니다. 남으로 남으로... 서직문 지하철역에 다다릅니다. 사실 출발점과 도착점이 바뀌었죠? ^^ 주로 량콰이(2원)짜리 시아오꽁꽁(마을버스같은거)을 이용합니다. 375번 시아오꽁꽁은 안내원이 차문에 매달려 싼치우(375)를 외치며 정거장에 들어옵니다. 몇몇사람들이 와서 자리가 있나 둘러보면, 안내원은 '요우쭈어웨이'(자리있다)를 외치며 승객을 붙들어 태웁니다. 정말 자리가 있냐고요? 봉고차 바닥에 깔판 깔고 앉아보셨나요? 어쨋든 자리는 자리입니다. 좀 어설픈... 지하철을 타야 시내에 나갈수 있으니까, 저는 주로 375를 타고 서직문으로 가곤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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